[포토뉴스] 2026 인생학교-평신도교회를 생각한다(4.26)

예인교회는 1년에 두 번 인생학교를 엽니다. 주일 오전 예배와 오후 특강을 통해 (짧지만) 한 주제에 집중합니다. 이번 주제는 평신도 교회입니다.

부산 사귐의 교회 배성우 간사님을 초대했습니다. 이 교회는 목사님이 떠난 위기 속에서 성도들이 함께 일궈낸 공동체(교회)입니다. 이들이 겪은 숙의의 과정은 매우 귀합니다. 예기치 못한 시작임에도 ‘우리가 직접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겠다는 도전이었기 때문입니다.

목회자가 없는 교회는 금방이라도 멈춰버릴 것만 같았고, 성도들은 막막한 어둠 속에 남겨진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위기는 역설적으로 목사님이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큰 수고를 해왔는지 절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습니다. 매주 당연하게 손에 쥐어지던 주보, 아프고 어려운 지체들을 찾아가 위로하던 심방, 예배당 문을 열고 짐을 펼치는 사소한 일들이 사실은 한 사람의 헌신적인 희생으로 지탱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목회자의 빈자리를 채우는 일은 생각보다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사귐의 교회 식구들은 서둘러 새로운 전문가를 찾기보다, 비록 느리고 힘들더라도 직접 교회를 운영해보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7개월 동안 이른바 숙의(熟議)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며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3년 동안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이제는 가족들이 직접 설교 준비팀을 꾸려 성경을 연구하고 말씀을 나눕니다. (한 달에 한 번 드리는 시편 묵상 예배는 여러 도전이 되었습니다.) 주보를 만들 자원자가 없으면 주보를 과감히 없애버리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은 서비스를 제공 받는 고객이 서로의 삶을 책임지는 가족으로 변해가는 여정으로 보입니다. 누군가 서비스를 해주길 기다리던 소비주의 신자에서, 내가 곧 교회라고 고백하는 가족이 되는 과정입니다. 요즘 가족들은 불편함을 느낄 때 불평하기보다 ‘그럼 이 일은 내가 한번 해볼까?’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저는 이 말이 참 신선하게 다가왔고, 과연 그럴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걸 하고 있다니 대단합니다.)

교회 식구들이 자신(은사)을 공동체를 위해 사용하는 빈도도 늘었습니다. 교회는 화려한 건물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연결되어 살아 움직이는 몸과 같다는 사실이 잘 보입니다. 사귐의 교회는 지난 3년 동안 끊임없이 물었다고 합니다. “당신은 구경꾼입니까, 아니면 교회 그 자체입니까?”
물론 평신도 교회라는 낯설지만 오래된 도전 앞에는 묵직한 숙제가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 없이 이 공동체가 계속될 수 있을까?’ 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질문입니다. 열정만으로는 한계가 오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목회자 중심 교회도 별 반 다르지 않지만!)
하지만 사귐의 교회를 보며 저는 여러 도전을 받았습니다. 완벽함 대신 느슨함을 택해 서로의 숨통을 틔워주며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아름다웠습니다.

그들의 고민도 사랑스러웠습니다. 화려한 프로그램은 없지만, 어른들이 직접 삶으로 신앙을 보여주겠다는 기분 좋은 부담스러운 말을 응원합니다. 교육을 전문가에게 위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살아내는 직영의 삶은 고단하지만 너무 좋은 선택입니다.
아이들이 컵라면을 끓여주는 삼촌, 고민을 들어주는 이모를 보며 하나님을 배우기를 바랍니다. 교회는 시스템이 아니라 관계라는 사실이 때로는 위험해 보일지라도, 그 길을 꿋꿋이 걸어가는 사귐의 교회를 위해 함께 기도합니다. / 정성규

●강의실황: https://youtu.be/yNdDT-1C5fU

●교회 홈페이지 관련 관련 게시물: https://yein.org/?p=31449